경매시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할 즈음인 2006년 중순, 인천시 서구의 소형평수 빌라를 주위시세보다 1천만원정도로 싸게 낙찰받았다. 그땐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듯이 ‘빌라 사봐야 돈되겠느냐?’ 모두가 빌라투자의 의구심이 많았던터라 빌라는 좀처럼 투자대상으로는 매력이 없었나보다. 건물평수12평남짓방2개 명도의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골치아픈 건물주를 명도하게 되었다. 낙찰후 몇차례 방문을 했지만 인기척도 없고 밤에는 전등이라도 켜 있겠거니 생각하고 방문했으나 만날수가 없어 같은 건물 거주하시는 분께 물었더니 간혹 본다고 한다. 수일 기다릴수 없는터라 잠복해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늦은밤 험상궂은 아저씨가 자기집 현관문을 열길래 성함을 물었더니 집주인이 맞다고..경매넘어간 이유를 물으니 아들녀석이 사업하다가 부도로 집까지 넘어갔다고..얼굴본지도 1년도 넘고 전화번호도 바꿔서 연락도 되지 않는다..그래도 자식욕은 하지 않는다.자기한탄만 늘어놓을뿐..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그렇게 인사치례만하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
후에 다시 만나서 이사요구를 하니 등산가방안에 있던 손도끼를 불쑥 꺼내들고 손목을 주시하며 ‘나는 이집에서 죽을 테니깐 내가 죽거든 짐이고 뭐고 그때 다 빼가라’..‘살만큼 살았으니 어디 당신 맘데로 해봐라!’ 솥뚜껑만한 거친 손을 현관문에 몇 번 휘둘렀다. 그 무기가 가방안에 고스란히 들어가기를 잠시 기다렸다. 차분해진 틈을 타 그분이 살아오신 역경이며 요즘 어떤일을 하고 계신지 물었더니 지금은 산에 가서 약초를 캐신단다. 혼자살고 있고 생활비가 없는터라 약초캐서 근근히 생계 유지하고 있다고..한번 산에 올라가면 몇일 내려오지 않고 산에서 잔다고..명도를 수차례 했던 나 이지만 이런 분을 보게된 건 참 보기드문 광경이다. 그렇게 몇 번 더 만나고 나서 이사일이 다가온 날 체납공과금 알아보니 전기세가 2500원(기본요금정도),도시가스도 기본요금, 수도요금 조금 연체되었다. 심각할 정도로 절약이 몸에 베이신 분이신가보다. 식사는 대부분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한다신다. 이사전 터무니 없는 이사비용 요구에 강제집행 절차까지 염두했었으나, 이사비용50만원에 협의를 보았다.
이사당일에 오래된 물건들이 너무 많아서 대부분 폐기처리하고 이삿짐도 거들어 주었다.이삿짐해봐야 등산배낭하나 가득채운 것이 전부고 너무 불쌍해보여서 슈퍼에 가서 쌀 한포대 사서 건네 드리고 이사비용도 50만원 더 보테서 100만원 드렸다. 그렇게 모든 미련을 버리시고 산속으로 가신다 했다. 무거운 발걸음이 너무 쓸쓸해 보였다. 모질게 했던 것이 본심은 아니었으리라..한편으로 이해할수 있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해보면 정말 산으로 가셨는지 모르겠지만 잘 사시길 바란다.
그렇게 명도를 끝내고 전세계약을 하고 3년이 지난지금 시세가 3배이상 올랐다. 당시 인천지역이 저평가 되었었고 타지역에 비해 경쟁률도 낮아 싼 가격으로 여러 물건을 낙찰 받았다.
2008년10월 고점이후 약간의 시세하락이 있었지만 앞으로의 호재를 감안하면 수익은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이 저가로 매수할수 있는 기회라 생각된다.
